돈버는 어플 시빌라의 몰락으로 보는 마케팅의 함정

돈버는 어플 시빌라

두 달 전쯤 친구가 한개의 앱을 소개해 줬습니다. 50%확률로 투표를 해서 결과를 맞추면 현금을 준다는 앱이었습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앱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예측설문이 올라왔고 추천인 제도를 통해 보너스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포인트를 부르는 명칭은 에코였죠. 에코는 일주일동안의 예측설문을 통해 얻을 수 있었고 금요일에 상금으로 정산되었습니다.

처음엔 이 앱을 깔고 싶지 않았는데 어차피 터치 한두번만 2~3분 정도 투자해서 치킨이라도 사먹으면 된다는 친구의 말에 설득당했습니다. 잘 맞추면 확실히 한두달 정도 안에 치킨은 하나 뜯을 수 있을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설치하고 얼마 전까지 올라오는 설문을 했었습니다. 두달동안 세번출금 받았고 2만원에 살짝 못미치는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삭제했습니다. 이유는 추천인 제도로 주던 포인트가 1/10로 줄어들었고, 보상으로 주던 포인트도 정책 변경으로 1/3 정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불안했죠.

돈없어서 출금 중단

그리고 며칠전 블로그 글을 하나 보았습니다.

사실 시빌라 앱의 구조는 현금을 뿌리는 구조입니다. 예측 데이터를 통한 수익모델이 없다면 매주 제공하는 에코는 고스란히 비용이 되는 것이었죠. 제가 아는 대표님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고객에게 돈주는 마케팅으로 사람 못모으는 바보가 어디있냐는 이야기. 그렇게 모은 고객은 그냥 체리피커에 불과하다. 고객은 매우 이기적이다. 이런 이야기였죠.

10000원짜리 물건을 9000원에 파는 쇼핑몰이 있으면 고객은 열광합니다. 이런 훌륭한 기업은 오래 살아남아야한다고 이야기하죠. 만일 그 쇼핑몰이 자금난으로 원래 정가인 10000원으로 가격을 올리면 그동안 혜택을 봤던 고객들이 기업이 어렵다고 도와줄까요? 아니면 욕하고 떠날까요? 욕하고 초심을 잃었네, 돈독이 올랐네 등 갖은 소리를 해댈겁니다.

저는 그런 상황을 시빌라 앱의 후기를 보고 간접체험했습니다.

시빌라를 이용했던 사람으로서 내가 투표해서 예측한 결과는 사실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시빌라에서 그걸 가지고 돈을 벌었다면 의미가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은 망하기 직전이니까요. 그냥 가십거리 그리고 돈을 벌기위한 한번에 터치, 그 이상은 아니었죠. 그런데 사용자들은 그렇게 얻은 포인트에 자신들의 피땀이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고객의 이기심을 볼 수 있는 거죠.

제대로 마케팅 하자

사실 이건 시빌라가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오롯이 그들이 감당할 일입니다. 단 우리가 배워야할 점은 이런 것은 마케팅도 뭣도 아니라는 겁니다. 자본금 1억 중 포인트로 소모한 금액은 그냥 고객들에게 자본금을 나눠준것이죠.

이게 마케팅인가요? 광고인가요? 무료로 고객에게 무엇을 줘서 늘어난 숫자와 성과는 무료로 무엇인가를 계속 줘야만(지출해야만) 유지되는 것입니다.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해서는 안되는 일이죠.

돈버는 어플이라는 시빌라의 구조와 내가 하고 있는 마케팅이나 광고가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