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의 선거 마케팅 성공포인트1-크로스 마케팅

대선이 끝났습니다.

기뻐하시는 분도 계시고 조금 아쉬워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그러나 어느 쪽이든 새 정부가 중소사업자들이 좀 맘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약간의 끈이라면 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생겼으니 이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역시 문재인 캠프의 온라인 캠페인이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문재인1번가>가 있었고, <파란을 일으키자> 캠페인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단독 캠페인이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것들도 하는 것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캠페인의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캠페인 자체가 화제가 되어 발생하는 마케팅 효과가 대단했습니다.

문재인 캠프의 캠페인 중에서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먼저 크로스마케팅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크로스마케팅

크로스마케팅은 보통 종류가 다른 업종끼리 협력해서 진행하는 마케팅을 일컫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가 히트하면 캐릭터 상품이 판매되는데 이것도 원래는 영화업계와 팬시업계의 크로스마케팅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지금은 IT업계에서 성격이 다른 서비스끼리 상호 협력해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는데 이것을 크로스마케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의 크로스마케팅은 다른 업종에서 흔히 쓰지만 우리는 전혀 생각지도 않는 마케팅 기법이나 관행을 도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경우 원래 업종에서는 진부하게 보이지만, 다른 업종에서 사용하게 되면 참신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행 상품 광고를 마치 책 광고처럼 만들어서 여행 스케줄을 목차로 만들고 스케줄의 내용을 챕터 요약처럼 만들면 상품의 품격도 높아지고 더 높은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크로스마케팅의 대표상품 문재인1번가

크로스마케팅 선거마케팅

문재인 캠프의 최고 히트 상품인 <문재인1번가>는 이런 크로스마케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선거 캠프에서는 정책을 알리는 것 때문에 항상 고민입니다. 누구나 정책이 뭐냐고 묻고 언론에서도 정책 선거를 항상 주장하지만, 정작 정책을 알리는 콘텐츠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들이 잘 안 본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캠프의 모든 일은 정책을 알리는 일입니다.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정책 메뉴를 만들고, 카드뉴스를 만들어 SNS에 올리는 것은 기본이었죠. 유권자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서 나온 것이 <주간 문재인>이었습니다.

정책공약이 가지는 딱딱한 이미지를 생활밀착형의 작은 정책들을 골라 후보가 직접 출연하는 짧은 동영상을 콘텐츠 소비가 가장 높은 주말을 겨냥하여 매주 금요일에 업로드했습니다. 반응이 괜찮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책 계산기, 정책 가계부 등등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다가 정책 쇼핑몰을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와, 좋다” 하는 느낌 전혀 없이 일단 만들어서 올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뜻하지 않게 대박이 난 것입니다.

<문재인1번가>는 세부적인 메뉴나 기능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홈페이지에 있는 공약 관련 콘텐츠를 쇼핑몰 형태로 만든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구매자폭주 크로스마케팅

그런데 다들 관심은 있다고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잘 찾아보게 되지 않는 정책을 쇼핑몰 형태로 만들고, 이름도 “1번가”를 붙여놓으니 유권자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와 아주 쉽고 친숙하게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렇게 관심이 폭발되다보니 디자인이나 기능, 메뉴 등이 날이 갈수록 더 기발하게 발전이 됐습니다.

크로스마케팅, 색다름을 통한 마케팅

즉 내용 자체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정책을 홈페이지나 블로그 형태가 아닌 쇼핑몰 형태로 만든 색다름”이 성공의 포인트였습니다.

이처럼 어떤 업계에서 늘 하는 방식에 머물지 말고 얼핏 전혀 매치가 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다른 업계의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지 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주 획기적인 마케팅 방식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