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사는가?”
지금도 철학은 그저 어렵기만 하지만, 중학교 때인가 뭣모르고 어느 원로 철학자의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철학이란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학문”이라는 말이 첫 줄에 있었습니다.
글쎄? 왜 살지? 그냥 태어났으니까 할 수 없이 사는 거 아닌가?
그런데 기왕 태어났으니 아무 생각 없이 막 사는 것보다는 뭔가 의미 있게 사는 게 좋겠지. 어떻게 사는 게 의미 있는 삶일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철학인가보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 뒤에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구나 의미 있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모두들 고민하고 그 방법이 보인다 싶으면 노력하고 싸우고 그렇게 사는 것이지요.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그 무엇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다들 ‘그 무엇’ 하나씩은 가슴 속에 품고 삽니다.
‘그 무엇’은 그때 그때 달라지기도 하고 여러 개가 되기도 하겠지요.
그것을 우리는 ‘가치’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이 얻고 싶어하는 그것
사람들은 누구나 ‘가치’를 얻고 싶어 합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는 가치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객이 뭔가를 구매하는 것도 가치를 얻기 위한 행위 중의 하나입니다. 고객은 구매를 통해 뭔가 가치를 얻고 싶어 합니다.
스스로 뿌듯해 하는 만족감을 얻든, 사람들로부터 어떤 인정을 받고 존중을 받는 존재가 되든, 구매를 통해 각자가 생각하는 ‘삶의 의미’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그 무언가를 얻고 싶어 합니다.
마케팅은 고객이?원하는 가치를 얻게 하는 것
마케팅을 정의하는 말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그 여러 정의 중에서 필립 코틀러의 정의를 가장 좋아합니다.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을 “기업이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여 강한 고객관계를 구축하고, 그 대가로 상응한 가치를 얻는 과정”으로 정의했습니다.
서로 가치를 주고받는 것입니다. 돈이나 나의 생계를 중심에 놓고 고객으로부터 그것을 얻어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죠.?이 과정 중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얻게 하는 데 좀 더 중점을 두는 마케팅 개념을 ‘가치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스타벅스에서 느끼는 서로다른 가치
가치 마케팅의 사례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것이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핵심 가치는 “집과 일하는 곳과 다른 제 3의 장소”입니다. “다양한 맛의 커피를 괜찮은 분위기의 공간에서 프라이버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스타벅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입니다.
미국 고객이 느끼는 가치
사람들은 그것을 즐기면서 가치를 얻는 것이지요. 미국은 주택가나 오피스타운이나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은 그것대로 어느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죠. 그래서 스타벅스의 출현은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스타벅스는 그와는 좀 더 다른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는 굳이 커피숍이 아니라도 사람들이 쉬기도 하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디나 많이 있습니다. 즉 외국의 스타벅스 고객들이 생각하는 ‘제 3의 장소’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널려 있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스타벅스가 생기기 시작하자마자 열풍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인기를 끌었고, 그 뒤에 비슷한 형태의 커피전문점이 러시를 이루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스타벅스에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리자, 서울 중심가의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스타벅스를 유치하려고 나설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파는 곳’은 옛날에 다방이 있었다가(물론 지금도 있긴 합니다만), 안락하고 조용한 카페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판기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스타벅스가 들어온 것은 그런 무렵이었지요.
한국 고객이 느끼는 가치
우리나라 고객에게 스타벅스가 가진 키워드는 ‘고급’, ‘전문’, ‘넓은 공간’, ‘도시적’, ‘혼자 있기도 하고, 여럿이 모여서 놀기도 하고, 때로 일도 할 수 있는 자유분방함’ 등입니다.
넓은 공간에서 전문 바리스타들이 직접 내려주는 생전 보지도 못한 다종다양한 커피를 즐기면서 혼자 있기도 하고, 여럿이 모여서 놀기도 하고, 때로 일도 할 수 있는 자유분방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도시적인 만족감‘이 스타벅스가 전해주는 가치였습니다.
가장 먼저 구해야 할 답은 ‘고객 가치’
모든 성공한 제품은 고객에게 가치를 얻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애플은 진취성과 파격성을, 나이키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벤츠는 안전성을, 유니클로는 실용성을 갖게 합니다.
우리의 마케팅에서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제품이 고객에게 만들어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더욱 구체적으로
건강? 행복? 돈? 성공? 이것은 모두 다 소중한 가치이긴 하지만, 고객이 물건을 보기도 전에 그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말만 들어도 고객이 그 가치를 누리는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져야 합니다.
고객의 가치는 우리의 목표입니다.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구체적이 됩니다. 또한 그렇게 만들어낸 가치가 우리의 제품에 담겼을 때 긴 말로 얘기하지 않아도 고객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저의 고객들에게 만들어드리고 싶은 가치는 세 가지입니다.
- 첫째 글쓰기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감,
- 둘째 어떤 글이든 어려움 없이 쓱쓱 써내려갈 수 있는 자유로움,
- 셋째 글쓰기를 통해 구체적인 수익을 이끌어내는 만족과 성취입니다.
이런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는 제 고객들이 혹시 내가 아직 모르는 어려움은 없는지, 글쓰기를 좀 더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좀 더 효과적인 글쓰기 전략은 없는지 늘 살펴보고 고민합니다.
그런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알리는가 하는 것은 방법의 문제일 뿐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을 늘 고민하면서 찾아내는 것. 그리고 구체적으로 그려내는 것. 그것이 가치 마케팅이고, 우리의 마케팅에서 다른 것을 생각하기 전에 가장 먼저 구해야 할 해답입니다.